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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ia2018
1/17-2018 – 2/2/2018
Itinerary; 이정표
인도 여행계획
1/17: 부산 – 인천 – 델리
1/18: 델리 – 바라나시
1/19: 바라나시
1/20: 바라나시 – 아그라
1/21: 아그라
1/22: 아그라 – 자이푸르
1/23: 자이푸르 – 우다이푸르
1/24: 우다이푸르
1/25: 우다이푸르
1/26: 우다이푸르 – 조드푸르
1/27: 조드푸르 – 자이살메르
1/28: 자이살메르
1/29: 자이살메르 (쿠리사막)
1/30: 자이살메르 – 델리
1/31: 델리
2/1: 델리 – 인천
2/2: 인천 – 부산
To me, India was a country of:
나에게 인도라는 나라는,
가기 전엔 항상 무서웠던 나라.
상식이 통하지 않고 범죄가 끊이지 않는 나라.
이상한 기아들이 끝없이 나오는 나라.
음식은 좋아해도 가고싶진 않았던 나라.
건축물은 멋져도 사진으로 만족하던 나라.
사람들 머리가 좋아서 Washington에서 자주 보이던 사람들의 나라.
빈부격차가 심한 나라.
잘 사는 사람들은 대체 못 사는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는걸까, 한심했던 나라.
인도 + 네팔 계획이 무산되니 할 수 없이 가는 나라.
더러워서 정말 가고싶지 않던 나라.
가자마자 마주할 바퀴벌레가 무섭던 나라.
굳이 인도까지 가야하나, 라고 생각했던 나라.
다녀온 지금, 나에게 인도란,
편견이란 베일에 덮여 알맹이가 사회에 보이지 않는, 너무나 아쉬운 나라이자 나에게 듣는것이다가아니야, 라고 가르쳐 준, 꼭 다시 돌아갈 소중한 나라.
1일차, 미지의 세계 도착
드디어 인도 도착이다!
인도에 온 것이 아직은 좋은지 나쁜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다행인건 동행들이 좋다는 점 🙂
인천공항에서 동행들을 만났는데, 난 사실 내 또래들만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동행들이 매우 다양해서 놀랐다.
대부분이 나같은 2-30대 솔로 여행자였지만, 60대 노부부도, 그리고 엄마와 딸, 아들이 함께 온 가족도 있었다.
또 한가지 재미있던 점은 비행기에 나란히 앉았던 3명이 모두 교사라는 것.
가기 싫다고 한참을 그랬었지만 이미 비행기에서부터 난 설레고 있었나보다.
한가지 아쉬운 건, 공항 도착하자마자 sim card를 구매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다.
길벗 말로는 공항 밖에서 구매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했는데 몇몇의 다른 동행들이 바라나시에서 저렴하게 (500루피정도?!) 구입할 수 있다고 해서 참았다. 근데 사실 공항도 한국에 비교하면 저렴한데… 그냥 한국에서 사서 올 걸 그랬다.
가족 단위로 온 동행들은 한국에서부터 이미 준비한 팀이 많았는데… 왜인지 모르게 공항에서는 동행들 눈치를 봤던 것 같다.
델리 숙소에 오는 길은 화려한 명동 같으면서도 조금 으스스한 골목이었는데 숙소에 오는 중 길거리 싸움을 보고야 말았다. 꼭 명동 옆 옛날 을지로와 종로같은… 술 취한 아저씨들이 많은 길을 생각나게 했다. 싸우는 사람들 가운데에 길바닥에 사람이 누워있었는데 죽을것처럼 보여서 무서웠다. 아무래도 좀 sketchy한 지역인것 같다.
그래, 인도에 왔구나…
너무 피곤해서 침대에 누우니, 몸이 녹아버릴 것 같다.
내일은 또 아침비행기 타고 바라나시로 가야하는데 당연한 말이겠지만 아직은 인도에 온 것이 실감이 나지는 않는다.
2일차, 긴장, 또 긴장
아직은 미스테리
인도에 와서 첫번째로 신기했던 점 – 공항 활주로를 사람이 걸어가다니! 내려서 버스를 탔으면 탔지 비행기에서 내려서 활주로를 걸어가는 건 상상도 못 해봤는데, 뭔가 특이한 경험을 한 것 같은 기분이 썩 나쁘지 않았다. 바라나시 공항이라 (regional 공항이라) 작아서 괜찮은건가?
이번 여행의 길벗 Mr. Chinmaya에게 들은 바로는 인도는 버스/기차뿐만 아니라 비행기도 연착이 몇시간은 기본이라고 한다.
‘안개’때문이라고 하는데, 이게 과연 안개일까?
룸메이트 언니랑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는데 우리의 목이 너무 칼칼하므로 우리는 미세먼지라고 결정 :P.
근데 시간이 지나며 안개가 점점 옅어진 건 사실이니까 음, 안개의 종류…는 맞는 것 같다.😂
이 사람들, 얕보면 안된다!
호텔 체크인 후, Mr. Chinmaya가 동네 소개 시켜주겠다 해서 다같이 갠지스 강(Dashashwamedh Ghat)에 갔는데, 와, 태어나 이렇게 많은 사기꾼(?)들이 한 자리에 모여있는것은 처음 본다. 종류도 다양하다.
악수하자고 손 내밀고 갑자기 안마해주면서 돈 달라고 하는 사람, 이마에 빨간 점 찍어주고 돈 내놓으라는 사람, 그리고 부모님께 익히 들어 각오는 했지만 무턱대고 돈 달라는 사람들까지…
그 정신없는 광경을 보고 있자니, 아, 내가 진짜 인도에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여기서 납치되면 난 죽는다!
왜인지 모르게 몸에 힘이 꽉 들어 긴장을 했다. 남들이 모르게 팔꿈치에 힘을 꽉 줘서 복대를 껴안고 동행들 놓치지 않으려고 눈에 힘 줘서 하루종일 다녔더니 피곤해 죽겠다. 가트(Ghat)가 화장터를 칭하는 줄로만 알았는데 알고보니 steps라는 뜻 이란다. 가트 바로 옆에 화장터가 있었는데, 바라나시에 사는 주민들만 거기서 화장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한다.
가트를 거닐며 동행 중 누군가에게 경고를 받았던 잔혹한 장면 (화장되는 중 일부 신체 부위가 떨어지는…)을 걱정했지만 천만 다행히도 그런 장면은 목격하지 못했고, 누군가 걱정했던 고기타는 냄새도 나지 않아서 천만 다행이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살짝 바보같은 걱정이었던 것이, 시체를 아무 처리없이 화장하는게 아닐텐데 신체부위가 떨어질 리가…
가트와 화장터 구경 후, 저녁을 먹으러 6명(왕언니, 소은쌤, 혜중쌤, 창원오빠, 막내, 그리고 나)이 모여 Niyati Cafe로 갔는데, 베지테리언 레스토랑이라는 글귀를 보고 막내가 싫다고 해 그 앞 Dosa Cafe로 갔다. 개인적으로는 니야티 카페를 너무 가고싶어 사알짝 아쉬웠지만, 도사 카페도 너무 맛있게 잘 먹었으니 후회는 없다! 지금 나에겐 시간이 많은걸… 추후에 아무도 가기 싫다고 하더라도 내가 혼자 가면 될 일이다.
맛있는 식사를 하고 The Siwon Lassi로 갔는데, 이름부터가 웃겼다. 더 시원 라씨라니. 누가봐도 한국인 상대로 하는 가게.
망고 라씨, 블루베리 라씨만 알던 나에게 약간은 생소한 라씨 메뉴판을 보고 열심히 골랐다. 사장님이 열심히 재료를 넣고 때려넣어 드디어 라씨를 인도에서 먹어보게 되었는데, 아니 근데, 세상에… 이제까지 내가 알던 라씨는 무엇이었는지 대 혼란이 왔다. 왜 생김새부터 맛까지 다르며 식사 때 마시지 않고 디저트로 떠 먹는 것인가… 그리고 저렴한 가격보고 2차 멘붕이 왔던 건 안비밀.
더 시원 라씨의 대략적인 위치는 위 지도 참고. 워낙 좁은 골목 골목이라 주소가 뚜렷하지 않나보다. 아무튼, 세상 충격이었던 라씨를 먹고 (토기 그릇 가져올걸, 너무 아쉽다) 여행책자에서 보았던 글자 그대로거미줄 같은 골목길을 빠릿빠릿 걸어나가서 힌두 예식인 아르띠 뿌자를 보러 나갔는데, 외국인도 많았지만 현지인들이 대단했다.
그들의 믿음이 나의것이 아니라고 해서 절대 우습게 보면 안된다.
그들의 경건함을 보고 나조차 경건해졌고, 우리 동행들 모두 조용해졌다.
이때 만큼은 사기꾼도 없었다.
대-박.
3일차, 비로소 즐깁니다
잠을 거의 자지 못했다.
이게 밤인지 낮인지, 잠을 자야하는 시간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밤새도록 길거리에서 경적 소리가 장난 아니게 들렸다. 그것만이면 다행이게, 밤새도록 꽹과리 비슷한 악기를 쳐대고 시끄럽게 노래 부르고, 이게 천국인지, 지옥인지. 새벽부터 잠도 거의 못자고 내가 깨어 있는건지, 아닌건지. 거의 영혼이 빠져나가는 느낌이었다. 아. 인도인들이 중국인들보다 더 하구나. 징하다, 징해. 너무 시끄러워 정신이 오락가락 했다.
오늘 바라나시에서의 하루는, 벼르고 벼르던 Airtel sim card를 사고, Durga Temple (두르가 사원), Assi Ghat (아씨 가트), 그리고 갠지스 강에서 보트타기로 꽉 채운 일정이었다. 사실 나는 어제 갔던 가트가 전부인 줄 알았는데, 여기서 공부 안 해 온 티가 나는구나. 알고보니 갠지스 강을 따라 가트가 촤르르륵 있단다. 사실 거기서 거기일텐데 다 봐야하나? 하는 생각이었는데, 언니들 따라 제일 밑 Assi Ghat부터 쭈욱 올라오니 생각이 바뀌었다.
나도 이 정신없는 곳에서 따듯한 햇빛 받으며 책 읽고 평화를 찾고싶다...
라고 생각을 잠시 했지만, 막상 하려니 아직 위험한 상황을 겪지는 않았지만 혼자 다니는 건 겁이 나 그렇게는 못 하겠다.
하지만 종종 보이는 가트에서 혼자 누워 음악 들으며 책 읽는 여행자들이 부러워 보이는건 왜일까.
오늘 오전부터 저녁까지 다니며 든 생각은, 사람들이 사는게 이렇게 다르구나, 하는 그런 느낌.
이곳의 살만한 사람과 길가의 구걸인의 삶의 질의 차이. 그리고 나의 삶과 여기 동네 부자의 차이. 이들은 왜 이렇게 살고 있으며 어째서 이런 삶에 감사해하고 만족하는가? 를 끊임없이 생각했던 것 같다. 아빠가 말씀하셨던, 인도에서 꼭 보고 경험 해 봐야 하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인가 보다. 거미줄 골목길을 지나다니며 수도없이 본 가구들이 잊혀지지 않는다. 화장실도 없는 방 한칸짜리 집에서 모여있던 수많은 가족들. 그들은 언젠가는 그런 삶을 벗어날 수는 있는걸까?
뭐, 어쨌든… 처음 타 본 릭샤는 내가 안죽고 내린게 기적이었으며, 내 고막이 터지지 않은게 놀라울 정도였다.
Durga Temple은 붉은 돌로 지어진 사원이었는데, 들어가기 전에 신발을 벗고 들어갔다. 신발 보관료는 10루피씩 받더라. 신발 보관료를 냈으니 오기로 더 오래 있어야지! 하는 마음이었는데, 굳이 마음먹지 않아도 들어가 보니 그럴 수 밖에 없었다. 크고 화려한 사원은 아니었고 관광객도 별로 없었다. 동네 주민들이 오는 사원 같았는데, 세상에… 그들의 종교적 삶을 온전히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였고 나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렇게 자기 스스로를 내려놓고 신을 경배 할 수 있다니, 존경심이 들 지경이었다. 너무나 멋지고 황홀한 장면이었다.
신에게 절을 바치는데 어쩌면 그렇게 자기 자신을 바닥으로 내려놓을 수 있을까? 저들의 믿음에 비교하면 나의 믿음은 쭈구리같아서 금방 창피해졌다. 나도 저런 믿음을 가질 수 있게 더 노력해야겠다. 어디에 가서 내가 종교가 있다고 말도 못 할 것 같다. (사원의 위치는 아래 지도 참조)
그리고 sim card를 사며 알게 된건데, 공항이 비싸긴 비싸구나. 바라나시 거리도, 공항도 둘 다 Airtel 직영점인데 바라나시는 500루피이고 공항 직영점은 1700루피였던 것을 보며 기다리길 잘했군, 하는 생각이. 첫날 후회하고 동행들 탓을 사알짝 했던 내가 부끄러워지는 날이다.
갠지스 강에서 선셋을 보고, 화장터를 보고, 소원을 빌고(는 사실 못함), 꽃불을 띄우고. 그리고 배를 타고 보니 더 잘 보이는 목욕하는 사람들. 힌두교에서는 갠지스에서 목욕을 정성들여 하면 말 10마리를 시바신에게 바치는 것과 같다고 한다. 그래서 말을 바치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신 정성스레 목욕을 하는 것 이라고. 그 말을 들으니 왜 목욕하는 모습이 그리 경건했는지 조금 이해가 된다. 힌두교의 내용에 대해 아는게 없어 조금 알고도 싶어진다. 대체 무엇때문에,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는건지.
그리고 오늘 저녁 드디어 Niyati Cafe에서 식사. 정말 욕이 나올 정도로 너무 맛있었다! 어제도 여기 왔으면 오늘 또 왔을텐데 왜 우리는 어제 이곳에 오지 않은 것인가ㅠㅠ 진짜 감동적인 맛이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인도 카레인 팔락파니르. 내 생에 제일 맛있었던 팔락파니르를 여기서 맛 보았다. 하 진짜 말로 설명 할 수 없는 감동이었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두르가 사원에서 느꼈던 감동과 비슷하다. 나란 인간, 진짜 본능적 감각에 단순하구나.
남자 동행들은 첫 쇼핑(옷)을 했다. 나도 빨리 펀자비 사야지. 예쁜 펀자비 입은 미국 여자들을 봐서 어디서 샀냐고 했더니 이곳에 오기 전 Amazon에서 사서 왔단다. 실망했지만 오, 아마존 제법인데? 하는 생각도 사알짝!😂
바라나시는 밤도 바쁘다.
여행경비
80 릭샤
500 sim card
10 신발 보관료
180 저녁식사
770루피 = 12,835원
4일차, 다이나믹 인디아
오늘은 뭘 했더라?
하루를 통으로 날린 것 같은 기분은 무엇 때문인걸까?
아침의 바라나시
일단 새벽에 일어나 6시에 호텔 로비에 모여 갠지스로 sunrise를 보러 갔다. 어제 밤, 진마야에게 자랑스럽게 내일은 일찍 일어나서 갠지스에서 선라이즈 볼 거예요! 했는데 반응이 별로였던 진마야를 생각하며. 꼭 보고 자랑 해 주어야지, 했다. 숙소에서 갠지스까지 가며 짜이(❤️내사랑 5루피 짜이❤️)도 한잔씩 마셔주고, 2루피 나뭇가지로 칫솔질을 하는 로컬 사람들과 인사도 했다. 그리고 이제와서 드는 생각은, 거기서 주었던 짜이잔을 챙겼어아 했다! 아무 생각 없이, 짜이를 다 마신 현지인들이 깨 버리니 나도 신나서 따라 깨 버렸었지… 난 이 짜이잔 때문에라도 인도에 다시 와야만 할 것이다. 귀여운 토기 짜이잔, 널 꼭 가지고 말겠어!
Anyways, 일출을 보러 갠지스에 가며 꽹과리 소리의 정체를 알았다. 알고보니 아무래도 화장터가 엄청 가깝다보니 24/7 들릴 수 밖에 없는 소리였는데, 장례식 소리라고 하더라. 근데 너무 흥겹게 꽹과리를 쳐대고 노래를 부르니 무슨 축제인 줄 알았다. 아마도 이젠 떠난자의 마지막 길을 즐겁게 해 주려고 그러는 거겠지. 아니면 이제는 신과 함께 할 수 있는 기쁨으로 슬픔을 숨기려는 거겠지, 하는 생각이다.
그렇게 짧은 아침의 바라나시를 보며 갠지스에 도착했을 때, 잉, 내 눈앞에 보이는게 뭐지? 했는데, 정말 눈앞에 보이는게 아무것도 없었다. 아, 진마야가 이래서 일출 보는게 괜한 일 한다고 했구나…ㅎㅎㅎㅎㅎㅎㅎㅎ 진짜 헛웃음밖에 안 날 정도로 눈앞에 보이는게 없었다. 근데 그 와중에 인도인들 어찌나 부지런한지, 그 시간에도 목욕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어이는 없었지만 그래도 나름 미세먼지안개속의 갠지스도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다른 한국인 아주머니 아저씨 그룹이 있었는데, 거기 가이드가 설명을 잘 해줘서 안 듣는 척, 옆에서 설명을 들었다. Guided tour도 나름 재밌는걸? 패키지 여행을 너무 싫어하는 난데, 그래도 이렇게 모르는 것을 잘 설명해주니 마냥 싫어할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후에 가이드와 살짝 대화를 하게 되었는데, 알고보니 진마야 친구란다! 싱기방기.
일출 보러 강가에 갔는데 미세먼지 안개만…
언제 해가 떴는지도 모르게 갠지스가 밝아졌고, 결국 안개(?) 속에서 일출 아닌 일출을 경험하고 아침식사를 하러 여기저기 찾아다녔다. 이 동네는 24시간 이렇게 바쁜데, 왜 아침에 문 연 식당이 없는걸까? 한국같으면 모두가 원조라고 주장하는 해장국집이 줄을 섰겠구만. 결국 문 연 곳이 없어 한국 음식을 파는 Raga Cafe에 갔는데, 음식도 비싼편이고 맛도 그냥 그렇고… 마땅한 게 없어 그냥 죽을 시킨 나의 선택이 신의 한 수 였다. 다른거 시킨 동행들이 다 부러워 했다.
식당에서 만난 담배를 뻑뻑 피우는 아저씨 두분은 네팔과 인도를 두달동안 여행중이시라고 했다. 머리도 길고 뭔가 자유로운 영혼 같았는데 우리가 담배냄새 거북해하는 거 보셨으면 잠시만 꺼 주시지 계속 대화를 이어나가면서 끝까지 피우고 그것도 모자라 또 피우더라. 밥먹는 식당에서 아침부터 담배냄새 맡으려니 바라나시의 미세먼지안개보다 폐에 안좋은 느낌적인 느낌이다. 배려심 똥이네, 증말!!
뭐 그나저나… 호텔에서 모여 다같이 사르나트로 가기로 했어서 호텔에서 집합. 호텔에서 나오며 직원들이 마스크를 보고 너무 부러워 하길래 챙겨간 마스크를 조금 나눠주었다. 세계 미세먼지 1위국에 살지만 인도산 마스크는 질도 안좋고 너무 비싸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마스크를 조금 나눠주니 세상 고마워한다. 모두 모여 사르나트를 다같이 갔는데, 멋지긴 했지만 불교신자가 아닌 내 입장에서는 바라나시에 조금 더 있고 싶었다. 이런게 패키지 여행의 단점 아닌 단점이겠지.
불교 신자이신 어르신 선생님 부부께서 간절히 원하셔서 그 누구도 반대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도 이런게 여행의 묘미 아닌가? 계획대로 항상 되지 않는 것. 뜻하지 않게 사르나트에서 귀여운 돌 부엉이를 봐서 엄마 드릴 선물로 구매했다, 엄마는 부엉이를 좋아하시니까. 사르나트 앞 매대에서 150루피(2,500원)에 구매 했는데, 현지 물가와 비교해도 나쁘지 않게 구매 한 것 같다.
부처가 처음 lecture했던 사르나트. 마을 형태로 각국의 절이 모여있고, 그 중에는 “녹야원”이라는 한국 사찰도 있다.
녹야원을 거쳐 기차를 타러 가는데, 기차 시간이 꽤 남아 쇼핑몰에 내렸다. 와, 인도치고 fancy해서 놀랐고, 너무 깔끔해 조금 이질감까지 들었다. 건물을 굉장히 현대식 건물인데 안에는 텅텅 비어 이상하기도 했다. 맥도날드, 피자헛, 베스킨 라빈스, 그리고 옷 브랜드들까지 있었는데, 대체 여기에 누가 올 수 있는거야, 그것도 바라나시에서? 들어가서 우리 그룹중 11명이 우르르 베라에 가 아이스크림을 먹었는데, 한국과 비교하면 1/3 가격이었지만 후에 생각해보니 현지 물가로는 어마어마한 금액이었다. 주인 아저씨가 계속 미소를 띄우고 있던 이유를 이제야 알겠네.
기차에서 먹을 저녁과 아침을 구매하느라 몰 맨 위층의 수퍼마켓에 갔는데, 입구와 출구에 security guard들이 있어 조금 무서웠다. 우리는 돈 많은 관광객(?)으로 보여 그런지 딱히 검사를 하지는 않았다. 재미있던 건, 수퍼마켓 안에서 직원들이 물건을 홍보하는데 열일하고 있었다는 점? 분명 같은 가게 안에서 직원들이 서로 손님을 에스코트 하려고 난리였는데, 끌려가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고 난 끌려가지 않았다. 뿌듯해.
바라나시에서 야간열차는, 어쩌면 당연한 거였지만, 지연.
1차는 6시간, 2차는 3시간.
인디언타임 끝내준다.
처음 지연 소식을 들었을 땐, 기차역 구경도 하고 좋지! 라며 호기롭게 대처했던 우리의 스탠스는 금방 뒤집혔다. 대기실에서 4시간쯤 대기중일 때 3시간이 추가 지연이 됐고, 일행들은 불안해했다. 대기시간이 기약없이 계속 길어지자, 진마야가 먼저 나서 버스 대절을 하지 않겠냐고 물었고, 우리 일행은 투표를 통해 추가요금이 조금 있지만 대절을 하는것으로 결정을 했다. 쌩돈 1,500루피가 나가게 생겼지만, 밤 새 여기에 있을수는 없지.
헌데 성수기라 버스 대절하는것도 일인가보다. 진마야가 꽤 오랫동안 왔다갔다 하더니 13인승밖에 없다고 했다. 그거라도 있는게 어디니, 내일 아침에 부디 아그라를 만나게 해 주세요. 타지마할 보러 인도온게 제일 크단 말이예요. 버스도 기차처럼 밤새 8시간정도 달린다고 한다. 왕언니는 징징보스인것같다. 이 와중에도 이럴줄 몰랐다, 왜이렇게 비싸냐, 등등. 끊이지 않는다.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쌓인것같다. 대체 뭘 기대하고 인도를 온거지?
여행경비
짜이 10루피
아침 야채죽 150
물 50
호텔팁 20
사르나트 입장료 200
부엉이 100
점심 260
아이스크림 79
간식+식사 160
물 30
버스 1500
2,559루피 = 42,654원
5일차, 내가 북인도를 택한 이유
드디어 아그라.
간밤에 버스에서 얼어 죽는줄 알았는데 (진심이다) 내가 살아서 타지마할을 보기는 하는구나. 밤에 버스가 그렇게 추울걸 알았으면 핫팩이랑 슬리핑백을 챙겨서 버스에 탈 걸 그랬다. 미리 말이라도 해 주던가, 진짜 죽을만큼 춥다고. 헌데 아무도 말을 해 주지 않았다. 아마 내 생각에는 진마야도 그렇게 추운줄 몰랐을거같다. 에어컨/히터 작동이 안되서 창문에 김 안끼려고 밤새 창문 내리고 달릴줄 누가 알았겠냐고?
입장료는 1000루피로, 인도에 와서 가장 큰 돈을 한번에 쓴 것 같다 (버스 제외). 외국인 입장료와 내국인 입장료가 꽤 큰 차이로 달라서 처음엔 이게 뭐양… 했는데, 내국인은 타지마할을 빙 둘러 줄을 서서 들어가는것을 보고 차라리 돈 더 내고 저 줄 안서도 되는게 다행이라 생각했다.
사진 밖에서 보는 타지마할은 감동 그 자체였다. 내 눈으로 이것을 보고 있다니, 믿을 수 없었다. 처음 봤을 때 아름다움에 압도당해 한동안 아무말도 못하고 바라보기만 했다. 감동이 밀려오며 왠지 슬픔도 같이 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한복 때문인지 현지인들에게 사진요청이 쏟아져, 정신이 없었다. 전 선생님 가족은 전통옷을 구매 해 입으셨는데, 가족 너무 예쁘고 멋졌다. 대화를 하면 할수록 멋있는 분. 나도 언젠가 가족을 꾸리게 된다면 전 선생님같은 열정과 inspiration 넘치는 엄마가 되고싶다. 엄마가 되어도 나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내 눈을 반짝반짝하게 유지할 수 있는 그런 엄마.
타지마할의 감동을 안고 아그라포트로 갔는데, 타지마할이 섬세하고 아름다워 할 말을 잃었다면, 아그라포트는 단단하고 듬직하며 굉장히 멋졌다. 붉은색으로 꽁꽁 싸 맨 성의 모습이었는데, 안쪽에는 섬세하고 연약한 느낌의 흰색 궁전이 있어 꼭 여성성을 감싸고 있는 남성성의 모습이었다.
6명이 하루종일 릭샤 대여하는데 150루피, 한화로 2,500원.
그 돈을 받고 하루종일 태워주고 기다려주고 했는데 저렴하게 다닐 수 있어 여행자의 입장에서는 너무 좋았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마음이 마냥 편하지는 않았다.
다들 비슷한 마음이었던건지 릭샤 할아버지가 데리고 간 샵에서 다들 미친듯 쇼핑. 평소라면 절대 안 샀을테지만… 할아버지, 이렇게라도 조금 더 버세요. 나도 다홍색의 천가방 한개를 샀는데, 잘 산 것 같다. 시바신의 축복이 써 있는 가방이다.
저녁은 Hotel Saniya Palace의 루프탑 식당에서 먹었는데, 선셋도 보며 너무 복작거리지 않고 여유있게 식사를 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 ❤️ 한가지 아쉬운 점은 타지마할 반대편에서 해가 지고있어 해가 잘 보이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치킨 디쉬를 주문했는데 너무 오래 걸려서 우리끼리 농담으로 우리가 음식 시켜서 1층에 있던 닭 잡은거 아냐? 하며 웃었는데 나중에 누군가가 진지한 표정으로 맞아, 라고 그랬다. 아직까지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르겠다. 진담이었다면… 생각도 안 해 본 시나리오인데, 닭아 미안해. 정말 미안. 🥺
여행경비
릭샤 25
환전 $100 @ 62.5 (6250 Rs)
타지마할 1000
아그라포트 500
저녁식사 300
가방 280
2,105루피 = 35,085원
6일차, 여기 정말 인도 맞아?
아그라는 타지마할과 아그라 포트를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없는 도시였다. 맛집도, 동네 인프라도, 전혀 없었다.
아침을 Good Vibes에서 먹으며 주인과 몇시간 노닥거리고, 점심은 Bob Marley에서 먹었는데, 두군데 모두 맛은 뭐 그냥저냥.
인도 휴게소. 세상 맛있는 짜이를 만났다. 🙂
로컬 버스를 타고 (시외버스 – 꽤 고급인 듯) 아그라에서 자이푸르로 이동. 자이푸르에 도착했는데, 인도에 와서 제일 큰 문화충격을 여기서 받은 것 같다. 자이푸르의 첫 인상은 “점잖은 도시”.
아그라에서 자이푸르로 오던 bus ride는 5시간 내내 빵빵대서 (그것도 한번 경적을 울릴 때 마다 3-5초씩 길게) 모든 사람이 신경이 곤두서있어 너무 힘들었는데, 자이푸르에 들어오는 순간 신기하게도 경적을 1초 이상 울리지도 않고 그것마저 빈도가 매우 낮아졌다.
우리 일행은 자이푸르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우와! 우와!” 연발.
우리가 하도 놀라서 현지인들이 북한 사람인 줄 알겠다며.ㅋㅋㅋㅋ
주유소? 영화관? 차 딜러쉽이라니??? 놀랍고 놀랍도다.
숙소 도착 후 일행들은 발리우드 영화를 보러 Raj Mandir에 갔다. 나는 멀미 때문인지 속이 안좋아 숙소에 남았는데, 따듯한 라면 국물을 마시니 속이 좀 가라앉네. 이번 숙소는 내부가 꼭 궁전처럼 멋지다. 살짝 오버해서 타지마할 양식을 꼭 호텔로 가지고 온 것 같다. 사알짝 롯데월드 2층 같기도 하다. 😂
여행경비
아침 250
점심 250
릭샤 50
휴게소 짜이 30
580루피 = 9668원
7일차, 나에게 당연한것이 타인에겐 아닐지도 모른다
Amber Fort를 보러 갔다. 도시마다 하나씩 있는 성은 꼭 보기로 마음을 먹었으니. 황토색의 거대한 성이 눈에 가득 들어왔다. 성을 오르는 코끼리도 보았는데, 코끼리 행렬이 마냥 신나보이지만은 않는다. 동물을 이용한 이런 소비문화는 없어져야 하는데… 남들을 억지로 못하게 할 수는 없으니 나라도 소비하지 않는 것으로 만족한다. 암베르 성에는 원숭이들이 많았다. 가방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꽉 쥐고 걸었다. 성 외부도 굉장히 컸는데, 성 내부도 으리으리했다. 거울방, 마블방 등. 여긴 안하면 손해일 것 같아 오디오투어를 신청하고 열심히 듣고 다녔다.
Amber Fort를 오전에 보고 (단체 릭샤 라이드) 다들 가보고 싶었던 Peacock Restaurant에 데려다 달라고 했느데 드라이버들이 모두 작정이라도 한 마냥 too far, you can’t go.만 반복하며 근처에 아주 저렴하고 맛있는 식당이 있다고 하길래 아, 이 사람들이 단체로 이렇게 뜯어내려고 하는구나, 하는 생각에 아무도 그만큼 배가 고픈게 아니라며 겨우 설득(?)한 끝에 City Palace쪽에 내렸다. 호랑씨가 알아놓았던 미드타운에 가서 단체로 맛있는 점심을 먹고, 기운좀 차리고 흩어졌다. 수박쥬스의 맛은 잊을 수 없다. 너무 맛있어! 맥주는 왜 호일에 싸서 줬는지, 아직도 의문이다. 맨 처음에는 종교적인 이유 때문인가? 하고 그 점을 존중 해 주려고 싸서 마시고 있었는데, 서버가 벗기고 먹으라고 알려줬다. 킹피셔 맥주였다.
우리팀은 왕언니가 라씨를 꼭 먹어야 한다며 무려 30분(원웨이)을 걸어 Lassiwala에 다녀왔고, 라씨 먹고 돌아오니 릭샤와 만나기로 한 5시가 곧 될것같아 진마야 통해서 6시로 미루고 자이푸르의 상징 하와마할을 보러 갔다. 하와마할은, 음… 핑크색이군. 앞 Wind City Cafe에서 시간을 보내지 못한것이 너무 아쉽다. 혼자 다녔으면 거기서 죽치고 있었을텐데. 🙂 하와마할의 창문들을 보면, 아, 인도는 여자로 태어나면 불행했던 나라구나, 하는 생각이 뼛속까지 듦과 동시에 그 시대의 인도에서 태어나지 않았던 것이 너무 감사하다. 슬픈 이야기를 담고있는 성을 지금은 예쁘다고 보러오다니, 오만가지 감정이 교차한다.
오늘의 릭샤투어는… 굉장히 패키지 느낌이 많이 났다. 마지막에 Peacock 근처 초콜릿 카페에 데려다 달라고 했는데 영어를 못 읽으니 주소를 읽어달라고 했다. 읽어주니 가깝다며 좋아했는데, 숙소에 들어와 곰곰이 생각해보니 점심엔 멀어서 안 데려다 준 게 아니라 영어를 못 읽어서 지도만 대충 보고 둘러댄 것 같다. 여기까지 생각이 되니 괜히 미안해지고 표정관리는 어떻게 했었지,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밤이 되어도 Amber Fort의 너덜너덜했던 코끼리 귀가 잊혀지지 않는다. 많이 너덜너덜 할 수록 성격이 센 코끼리라고 한다. 그만큼 반항을 많이 해서 채찍으로 많이 맞은거라고… 인간은 너무 잔인하다. 이중적이다. 하와마할 옆에서 흥정에 실패한 꾸르따와 스카프가 눈에 계속 아른거린다. 이제 야간열차를 타고 우다이푸르로 가는데, 처음 타보는 야간열차가 무섭고 겁도 난다. 어떻게 생겼을까? 안전할까?
여행경비
점심 535
저녁 227 Rs
초콜릿 63 Rs
릭샤 (이틀) 400
1,225루피 = 20,418원
8일차, 우다이푸르는 사랑이다
오전 8시 30분 경 우다이푸르 도착. 첫 야간열차 경험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나름 푹 잤고, 1층이라 일출도 봤고… 깊은 잠에 들지 못하는게 이럴때는 좋은 것 같다. 너무 푹 잤으면 일출은 커녕, 내릴때에도 잠 깨느라 힘들었을 테니…
우다이푸르… 오기 전에 기대 1도 안하고 왔는데, 세상에… 여기 너무 좋다! 신혼여행 올 만 한듯. 우다이푸르에 오기 전까지는 소은언니랑 둘이 왜 볼거리 많은 자이푸르에는 하루만 있고 볼것도 없는 우다이푸르는 3일씩이나 있냐며 투덜투덜댔는데, 와 여행사 존경해요 진짜! 자이푸르는 진짜 하루면 될 것 이었고 우다이푸르는 진심 3일도 부족 해 계속 있고 싶다! 바빴던 일정 속 여유를 만끽 할 수 있는 최고의 도시인 것 같다.
우리 숙소 바로 앞에 있던 Jagdish Temple은 첫 인상부터 굉장히 강렬했다. 흰 색의 사원이었는데 보이지 않는 힘에 한번에 압도당했달까. 사원에서 나오는 에너지와 안에서 박수치고 춤추며 예배드리던 신자들, 그리고 동네의 기운이 나를 감싸안아 들어올리는 느낌이었다. 사원의 조각은 역시나 대단했다. 외부인에게 엄청 유명하지 않은 도시인데도 그 사원의 크기가 굉장히 크고 화려해서 놀랐다. 사원의 앞을 지키는 경비(?)아저씨도 계시고. 사원에 들어가려면 올라야 하는 계단을 오르며 마음가짐을 준비하는걸까. 이제까지 본 사원중에 최고인 것 같다.
점심은 미라버거(Meera Family Restaurant)에서 먹었는데, 베지버거였다. 조금 뻔한 맛이었지만 굉장히 맛있는 뻔한 맛이었다. 주문과 동시에 아주머니께서 나가서 딱 고만큼의 재료를 사가지고 와서 요리를 해 주시는건 신박한 경험이었다. 버거와 프라이, 오렌지주스, 파인애플주스를 주문했는데 갑자기 나가시더니 손에 파인애플, 계란, 오렌지, 감자, 빵, 야채 등등을 여러번에 걸쳐 가져오시더니 꼭 자(ruler)처럼 생긴 칼로 뭉텅 뭉텅 자르고 요리를 하셨다. 근데 버거도 버거지만 감자튀김이 진짜 최고였다. 가게 앞에는 이 집에서 키우는 달마시안 강아지가 한마리 있었는데, 묶여있어 심심한지 계속 찡얼찡얼댔다. 여기서도 역시 저게 학대(말이 좀 심하지만…)인지, 위해주는건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주인 있는 개를 보니 먼지가 더 보고싶어 진다.
배를 채우고 동네 구경을 했는데, City Palace는 사실 너무 힘들었다. 배고 고팠고 한번 들어가면 계속 연결 연결이 되어서 중간에 나오지 못하는 구조. 마치 미로같은 Ikea가 생각나는 구조였다. 사실 이젠 fort 몇개를 보니 건축물도 다 거기서 거기처럼 보인다. 잠시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뜻이겠지. Jagdimandir Island는 생각보다 볼거리가 없어서 실망했다. 날파리가 왜 이렇게 많은지, 입속에 몇마리는 들어간 것 같아 기분이 굉장히 좋지 않았다. 하지만 그래도 좋다. 예쁜 선셋도 보았다.
호텔 앞 사원은 흥겨웠고 호텔 앞 라씨집은 이제까지 인도 안/밖 포함해 먹은 라씨중 단연 최고다!! 40루피에 이렇게 맛있는 라씨를 먹을 수 있다니, 완전 대박이다.❤️ 가기 전까지 매일 두번씩 먹어야지! 그런 의미에서 이번 숙소의 위치는 아무도 따라올 수 없다.
여행경비
아침 105
점심 120
쥬스 40
시티팰리스 & 자그만디르 섬 1030
저녁 250
물 30
라씨 40
$200 환전 @ 63.5 = 12,700
1,615루피 = 26,918원
9일차, 마단 아저씨
Alone day. 어제 봐두었던 Mustache Hostel에서 하는 모닝 요가를 왕언니와 다녀왔다. 소은언니는 몸이 안좋아 쉬었는데, 우리방에 쥐가 있는 것 같다고. 요가 하면서 조금 쌀쌀하긴 했지만 춥진 않았는데 왕언니는 많이 추웠다보다. 나름 지친 몸, 그리고 영혼을 어루만져주는 느낌이라 개운하고 좋았다. 요가 강사가 highly skilled는 아니었지만 바쁜 여행 속 여유 넘치는 이런 경험을 해 볼 수 있다는것에 점수를 준다.
요가 후에 호텔로 와서 여유로운 하루를 보내기로 결정했다. 언니들은 세밀화 수업에 갔는데 나는 세밀화 그리다가 스트레스 받을 것 같아서 가지 않기로 결정. Sitar class를 해볼까 했지만 악기상 주인이 지나갈 때 마다 너무 desperate하게 수업 안할거냐고 물어봐서 왠지 하기 싫어져서 패스했다.
언니들 세밀화 그릴때 나는 혼자 돌아다니며 쥬스도 마시고, 커피도 마시고, 옷도 사고, 헤나도 하고… 헤나를 그려준 마단 아저씨가 너무 인상이 좋았다. 진짜 푸근하고 순진한 느낌의 마단아저씨. 마지막에 너무 친해져서 티도 공짜로 받고 손금도 봐주고. 손톱에 세밀화도 그려주셨다. 아저씨 덕분에 인도인에 대해 너무 좋은 느낌을 또 한번 이렇게 받었다. 우다이푸르에서 헤나를 받거나(?) 세밀화를 구입하고 싶으면 적극 추천한다.
아저씨, 우리 또 만나요!
여행경비
아침 125
점심 220
딸바오 쥬스 (딸기 바나나 오렌지) 100
헤나 300
커피 (라떼) 160
검정 크롭탑 나시 305
신발 200
감기약 150(strepsils)+cold med
세밀화 2600
4,160루피 = 69,339원
10일차, 맛 없는 인도음식이 존재한다니!
아침 일찍 나가야해서 호텔 앞 라씨가게에서 도하와 라씨로 아침식사를 해결하고 아쉬운 우다이푸르를 뒤로하고 버스를 타러. 기대감이 하나도 없던 도시였는데 그런 마음이 무색해지게 1000% 나에게 되돌려준 도시였다. 마단아저씨가 말 한 것처럼 다음에 꼭 다시 돌아오고 싶은 도시이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전용 버스를 타고 조드푸르로 가던 중 들른 사원이 너무 멋졌다. 라낙푸르사원이라고 한다. 내 카메라를 가지고 들어가지 못해 (돈을 안냈기 때문이지) 다음에 꼭 다시 한번 와보고 싶다. 근데 사원 안의 한 구역은 인도인만 들어갈 수 있대서 살짝 실망.
중간에 점심 먹으려 들른 휴게소는 말도 안되게 비싸고 (무려 인도와서 제일 비싸고 맛없는 식사를 한 것 같다) 너무 별로였다. 그렇게 도착한 조드푸르는 역시 푸르지 않다. 오랜만에 과일을 사서 먹으니 (무려 인도에 와서 첫 과일! 석류, 워싱턴 사과, 인도 사과, 청포도, 포도 등) 천국이 따로 없다.
호텔 지하에 있는 클럽을 가보고 싶었는데 너무 피곤해서 포기. 몸이 매트리스에 녹아내릴 것 같다.
여행경비
호텔 팁 20
아침 50
점심 420
간식 210
저녁+내일 아침 370
1,070루피 = 17,834원
11일차, 인간의 이기심은 어디서부터?
아침에 일어나 짐 싸고 릭샤 타고 메헤랑가르 포트로 가면서 우메이드바반팰리스 호텔을 보러 갔었다. 굳이 볼 필요 없다는데 굳이 데려가서 앞에서 2분정도 사진찍고 릭샤 드라이버를 만났는데 우리보고 파킹비를 내란다. 아놔… 어이가 없었지만 진마야도 없고 고작 160원정도 하는 10루피라 그냥 내고 말았다. 옛날 성을 개조해 만든 호텔이라는데, 찾아보니 그래봤자 4-6만원 남짓 한다. 이게 뭐라고 여기에 사진 찍으러 와…
메헤랑가르 성은 역시나 아름다웠다. 비슷비슷하지만 아름다운건 아름다운거다. 진짜 인상 깊었던 건 Live Exhibition이라고 해놓고 진짜 사람을 데려다 놨다. 후카 피우는 할아버지도 진짜 사람이었다. 앉아서 졸다가, 후카 피우는 척 하다가, 사진찍으려고 하면 포즈도 잡아주시고 하셨다. 메헤랑가르 성에서 나와 들른 사원도 작았지만 예뻤다. 안에는 들어가지 않았지만 날씨가 좋아 바깥에 앉아있기 딱 좋았다.
조드푸르는, 정말 작은 도시임에 틀림없다. 블루 시티의 기원을 알았다. 옛날 브라만 계급에게만 집을 파란색으로 칠하게 해 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조드푸르의 한 구역에 있던 브라만들이 집을 다 파란색으로 칠한거고. 결국 자기네들 잘났다고 자랑하는 색깔이었던 것이다. 구역질 나. 지금은 그런 룰 따위는 없다고 하는데 당장 먹고살기에도 급급한 사람들이 잘도 페인트를 사겠다.
조드푸르 시내를 나가봤는데, 와 미쳤다. 바라나시보다 더하다. 너무 복잡해서 머리가 지끈지끈 아팠다. 결국 클락타워쪽으로 다시 돌아와서 간단(?)한 샤핑을 하고, 자이살메르 사막에서 두를 스카프도 드디어 샀다! + 차를 구입해서 너무 좋다! 신나!
여행경비
팁 15
주차 10
메헤랑가르 성 600+100 (photo)
자스완트타다 50
차 950
스카프 5000
차 430
커피 130
오믈렛 120
물 15
2,420(+5000)루피 = 40,336원 (+약 8만)
12일차, 브라운 시티
여긴 정말로 덥다. 진짜 사막 근처구나, 하는게 확 느껴진다. 오늘 새벽에 자이살메르에 도착해서 호텔 들어오니 6:30쯤 되었는데, 방 준비가 9시에 된다고 해서 진짜 난민들처럼 로비에서 쪽잠자다가 (Netflix 아니었으면 어떻게 버텼을까?) 10시가 다 되어서야 방을 배정받았다. 자이살메르는 도착 하면서부터 기분이 좋은 도시가 아니었는데, 기차역에서 탄 릭샤가 50Rs로 흥정했는데 도착하니 100Rs를 말한거였다며 사기를 쳤다. 이제까지 여행하며 진마야가 화내는것을 처음봐서 조금 쫄았다. 그랬는데 호텔에서 또 시간을 안 맞춰주니, 진마야 아침부터 두번이나 폭발. 아침부터 너무 힘들어 보여서 안쓰러웠다.
점심을 먹으러 간 식당에서 운이 좋게도 야외 부엌(?)을 볼 수 있었는데, 마침 빵류(난? 차파띠? 기억이 나지 않는다…)를 시키니 황토 오븐에 바로 구워주었다. 얼마나 뜨거운지 손을 넣어보라고 했는데 진짜 저 이상 넣지 못할정도로 뜨거웠다. 식사는 말해무엇… 너무 맛있었다!
일단 체크인을 하고, 자이살메르 포트를 보러 갔는데 여긴 다른 포트들과 다르게 사람들이 살고있단다. 그래서인지 왠지 성 보다는 장마당(?) 느낌? 와, 근데 여기 작물 너무 예쁘다. 스카프 괜히 조드푸르에서 산 거 같아. 여기가 색도 더 예쁘고 촌스럽지 않다. 포트 이곳저곳을 다니다가 소에게 먹거리를 주는 집을 봤다. 소 옆에 있던 개도 배가 고팠는지 함께 얻어먹으려다, 집 주인에게 혼나고 쫓겨났다. 이곳에선 소가 영물은 영물인가보다.
포트 구경 후, 왕언니가 하벨리 가고 싶다고 했는데 난 별로. 근데 마침 학교에서 연락이 와서 업무 핑계대고 하벨리는 살짝 빠지고 저녁시간에 맞춰 언니들 만났는데, 저녁에 나갈때 호텔에서 같이 나간 아저씨랑 대화를 했는데 이탈리아에서 온 요가 선생님이란다. 멋진 할아버지였다. 인도를 두달간 여행하며 요가 수행중이라고 했다. 왕언니는 선셋과 루프탑에 미친것같다. 이번에 온 곳은 Pleasant Haveli라는 곳인데, 저 멀리 선셋을 보러 몰린 사람들이 보인다. 재밌네. 음식도 맛있다. 빨리 헤나 색이 올라오면 좋겠다. (특히 등에)
여행경비
릭샤 30
점심 250
코코넛 50
감기약 50
물 40
저녁 260
680루피 = 11,334원
13일차, 별은 어디에…
운이 좋게도 사막축제 기간이었다. 낙타 행렬이 이어지고 사람들이 춤을 추고. 그야말로 축제 느낌이 물씬 났다. 나도 언니들과 광장(?)에 가서 지난번에 산 스카프를 뒤집어쓰고 구경을 했다. 보다가 덥기도 하고 사알짝 지루해져서 (길거리 음식이 있으면 좋았는데 없었다) 산책을 하다가 야상 멧돼지 가족을 만났다. 멧돼지는 태어나서 처음 본다. 사람이 지나가도 신경도 안쓰고 밥만 먹어 신기했다.
오늘의 숙소
사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사막 투어는, 정말 굉장한 경험으로 남았다. 사막이 사막이겠어? 라는 의심을 하던 나를 비웃듯 인도의 사막또한 사막다운 진짜 사막이었다. 낙타(랄루, 너의 코에서 나온 하얀 구더기는 내가 잊을 수 없다…)를 타고 갔던 쿠리 사막에서 즐거운 몇시간, 한쪽엔 해가 지고 한쪽엔 달이 점점 뚜렷하게 보이는 새로운 경험, 사막 한 가운데서 전통공연 관람, 새로 만난 호주에서 온 친구들. 전통공연할땐 정말 평온하게 자던 개가 밤에는 야생동물들에게서 집을 지키려고 밤새도록 짖던 것.모든것이 하나하나 너무 좋고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사막에서 노숙을 하지 못한 것. 시애틀보다 별이 안보였던 것.
여행경비
점심 280
간식 20
낙타 100
맥주 250
650루피 = 10,835원
14일차, 18시간의 밤기차 여행
밤이 되니 울타리 바깥에서 야생동물들이 돌아다녔다. 어떤 종류의 야생동물인지는 전혀 모르겠지만 그 덕분에 개들이 밤새 짖어 잠을 잘 못잤다. 별이 안보였던 것은 아마도 달이 너무 밝았으리라. 언젠가 꼭 몽골 사막에서 쏟아지는 별을 봐야지. 해가 뜨니 동네 여인들이 물을 길러 나왔다. 머리에 자기 몸통만한 통을 이고 물을 길러간다.
사막에서 자이살메르로 돌아와 식사를 하고 맛있는 과자도 찾았다!
진짜 마지막이다. 이전까지는 말로만 이제 진짜 끝이다, 이제 진짜 끝이다, 했는데 이제 정말로, 진짜로 끝이다. 자이살메르에서 델리로 가는 기차 안. 만석이라 아무도 1층침대를 못쓰고 다 2, 3층에서 공중생활 중이다. 그래도 다들 멀리 떨어져 있는게 아니라 다행이다. 저녁까지는 2층침대를 접어 1층에 다들 앉아서 나름 편하게(?) 있다가 밤이 되서 침대를 폈다. 기차에서 만난 인도인 가족은 아주 친절한데, 진마야가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ㅎㅎ 근데 사실 진마야는 기차에서 도시락을 판다고 알려주지도 않았다. 잘 모를수도 있지, 하는 생각이지만, 직업이 길벗인데 어떻게 그걸 모르지? 기차에서 만난 가족이 도움을 주어 도시락을 구매해서 먹었는데, 세상에, 양과 맛에 비하면 가격이 너무 저렴하다! 이제까지 많이 먹은 탈리 도시락인데 개당 140루피. 최저가격이다. 쇠도 씹어 삼킬 수 있는 2-30대 젊은이들만 저녁을 먹었는데, 인도인 가족이 얼마나 신경을 써 주시던지, 우리 편하라고 잠시동안 자리도 비켜 주셨다. 나름 경험자라고, 배도 부르고 편하게 잘 수 있겠다.
(다음날 아침)
역시 18시간동안 제대로 못 걸어다니고 허리도 제대로 못 펴고 있는것은 너무 힘들다. 옆에 진마야쪽에 있던 인도 가족도 너무 시끄럽다. 밤새도록 노래하고 깔깔대고 박수치고 논다. 슬쩍 흘겨봤더니, 우리를 계속 도와주던 인도가족의 여자분이 쟤네들 그냥 노는거야, 라며 멋쩍게 웃어 뭐라고 할 수도 없었다. 피곤하지만 그래도 재미있다. 좋다. 이런 경험 여기서 아니면 어디서 하겠어?
아침에 소은언니랑 델리 일정도 대충 다 짜고, 전 선생님 가족 있던데에 있던 인도 가족이 모두 내려서 다들 그 자리 1층을 장악하고 앉았다. 진짜 이루어질지는 모르지만 2월 가기 전에 부산에서 모이기로.ㅎㅎㅎ 어제 사막에서 챙겨온 과일을 아침으로 먹었다. 잘 챙겨왔다. 내린 직후 인도가족의 아주머니와 Facebook을 서로 교환, 애드했다. 하. 어제밤부터 오늘 아침까지 그집 아이가 puppet show를 보여준 덕에 피곤해 죽겠다.
여행경비
사막 운전 팁 100
점심 230
저녁 140
470루피 = 7,835원
15일차, 새 친구
오늘은 민호 친구 Nitish를 만났다. 처음 만나는 친구라 바쁜데 괜히 귀찮게 하는거 아닌가, 걱정을 했는데 그럴 필요조차 없었다. 처음 보는 친구인데도 꼭 오랜만에 보는 친한 친구처럼 대해줘서 너무 마음이 편했다. 대화를 하기 마음이 편한 현지인을 만나니 이것저것 인도에 대해 물어보기도 하고, 젊은 인도인의 perspective를 알게되어 흥미진진한 시간이었다. 점심, 간식, 저녁 모두 너무 감사하게도 맛있게 먹었고 이제까지 내가 봐왔던 인도와는 너무 다르게 엄청 세련된 곳을 많이 봤다. 부유한 젊은이들이 많이 가는 힙한 곳을 간 거 같다. 그리고 또 위험하다고 본인도 안가는 지역을 나를 보여준다고 데리고 가서 트래픽때문에 고생하고.ㅎㅎㅎ 생각해보니 미안한게 많은 친구다. 다음에 한국에 오면, 아니면 시애틀에 오면 꼭 잘 대접 해 줘야지.
그나저나 나를 픽업하러 올 때 왜 이런 위험한 지역에 숙소를 잡았냐고 했다. 첫 날 밤에 봤던 장면들이 우연이 아닌가보다. 빠하르간지, 너는 정말… 하.ㅎㅎㅎㅎㅎ
여행경비
택시 100루피 = 1,667원
16일차, 존중과 조롱, 그 사이에서…
델리, 아니 인도에서의 마지막 날. 꾸뚭미나르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결정하고 꾸뚭미나르로 갔다. 사실 거의 3주정도 인도에 있다보니 이제는 대단한 건축물을 봐도 응, 그렇구나~ 하는 경지에 이르게 되었다. 그래서 사실 그닥 끌리지 않았는데 그래도 인도에서도 손꼽히는 건축물이라고 해 안보고 가긴 아까워서 가게 되었는데, 정말 큰 유적지였다. 가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여러번 들었다. 현지인들도 정말 많았고 현장학습 온 학생들도 많아 인도의 새로운 면을 본 것 같아 흥미로웠다.
꾸뚭미나르에는 종종 아래와 같이 색깔이 다른 돌이 섞여 있었는데, 이 지역을 정복(?)하며 원래 있던 건물을 모두 부수고 다시 지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렇게 원래 건물에 있던 돌을 종종 섞었는데, 이것이 참… 의도를 알수가 없다. 원래 있던 건물을 더짓밟는 행위같기도 하면서 그래도 이렇게라도 역사를 기억해줄께, 라고 말하는 것 같은게. 참 아리송 하다.
17일차, 드디어 집
After coming back to Korea,
마지막 날 호텔에서 배가 안좋았었는데 다 떠나오는 마당에 물갈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내가 상상했던 물갈이에 비해 증상이 굉장히 미미하기도 했고, 물갈이에 걸릴만한 짓(?)을 안했는데 이게 무슨 물갈이, 했다. 공항에 가기 직전 왕언니는 속이 너무 안좋아보였고 공항에 도착해서는 호랑씨랑 나도 안좋아졌는데, 왜 떠나는 날 그랬는지.ㅠㅠ 난 속이 안좋아도 꿋꿋히 도미노피자 1인용 한판을 저녁으로 다 먹었고, 약국에 가서 굳이 ‘나는 bottled water아니면 물도 안마셨고 street food도 안먹었으니, 물갈이가 아닌것같다. 그러니 그냥 소화제를 달라.’ 라고 했을까? 비행기 타기 전 약을 먹었는데 결국 비행기 타고 seatbelt사인이 꺼지자마자 화장실로 달려가 다 토해냈다. 그때가 되어서야 아 이게 설마 물갈이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내가 먹었던 것들을 찬찬히 하나씩 다 되짚어보니… 아. 나 니티쉬 만났을 때 니티쉬가 추천해준 민간요법 소화제(?) 겸 디저트, paan을 먹었구나… 덕분에 비행기에 있는 내내, 그리고 한국 와서도 며칠을 힘들었다. Lesson learned, 이제 절대 안먹어.
비행기에서 엄청 무서운 일이 있었는데, 어떤 한국인 아주머니가 물갈이때문에 쓰러지셨다. 인도 의사가 없었다면 어떻게 되셨을지 모르는 아주머니, ‘지’씨셨던건 기억이 나는데, 건강히 집에 가셨으면. 그래도 아주머니 쓰러지셨을 때 통역이나마 작게 도와드릴 수 있었어서 다행이었다. 그 분 일행들이 계속 고맙다고 인사해주셔서 감사했지만 나도 몸이 안좋은 상황에서 너무 힘들었다. 승무원들이 계속 자리에 앉으라고 방송하는데도, 승무원과 의사, 그리고 아주머니 사이에서 통역하느라 정신없는 와중에도 지인분들이 계속 와서 이 사람이 원래 에어컨을 싫어한다, 이제 괜찮냐, 왜 쓰러진거냐, 등 이것저것 쓸데없…진 않지만 암튼 불필요한 말들이 많아 신경이 더 곤두서 너무 힘들었다.
한국 오면 첫번째로 삼겹살 먹으려고 했는데, 막판에 물갈이 때문에 죽만 먹게 생겼다. 언제쯤 나으려나?
그래도 인도, 곧 다시 만났으면 좋겠어.